마법 스킬부터 언급하자면,
스킬 10도 그나마 쓸 수는 있을 수준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원문에 making them marginally useful 이라고 되어 있군요.
스킬 12부터가 마법사로서 직업을 구할 수 있을만한 수준이고
스킬 14는 거의 언제나 동작하는 수준(긴급 상황에서도 믿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스킬 16이 마스터 마법사(master mage)의 수준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스킬 15와 20에 대한 언급도 있었는데 이건 일반적으로 추론 가능한 내용이라 생략.
마법 스킬 레벨엔 시전 시간과 필요 에너지를 감소시키는 등의 옵션이 붙어 있어서, 일반적인 기능과는 레벨의 의미가 다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범주에서 스킬 12,14,16의 수준을 해석해 보면 흥미롭게도 마법 주문의 스킬 레벨도 일반적인 기능의 레벨과 비슷하게 해석되는 것 같습니다.
IQ에 대한 언급은 꽤나 흥미로웠습니다. 이 세상에 마법사가 얼마나 많을까를 추론하기 위해 나온 지침이라 이걸 그대로 다른 특성치에 유추 적용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 기준에서 해석해 보면 15 이상의 특성치가 그렇게 경이로운 수준인 것은 아니더군요.
IQ 11 - 12의 사람들은 어떤 공동체에서도 항상 발견될 수 있는 수준이고,
IQ 13 - 14의 사람들은 모든 마을과 도시에서 몇 명씩 발견되며 (따라서 마법 재능 0단계가 충분히 흔하기만 하다면 웬만한 도시에는 정식 교육을 받은 중급 마법사가 적어도 한 명은 있을 거라고 합니다)
IQ 15 - 16의 사람들은 큰 도시나 주(州), 공국 혹은 중간급 이상의 도시를 보유하지 못한 작은 나라에서 몇 명씩 발견된다고 합니다.
IQ 17 - 18의 사람들은 큰 나라에서 몇 명 발견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쯤 되면 인챈터나 전투 마법사로 전직할 수 있다고 합니다.
IQ 19 - 20인 사람은 전세계에서 몇 명 수준으로 나타나는 정도라고 합니다.
이쯤 되면 다이의 DX 15도 약간은 이해가 갈 듯도 합니다. 김웅용이나 송유근 수준의 천재 캐릭터한텐 넉넉잡아 IQ 20을 할당해도 된다는 얘기일지? (수학과 자연 과학에 재능이 많다는 것이 그 자체로 지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할 수는 없을 것이란 사실이 마음에 걸리긴 합니다만)
- '몇 명쯤' 으로 해석한 부분은 원문엔 IQ 19 - 20을 제외하고는 전부 ~ have people with 라고 써 있었는데, 겁스 룰북 전반에서 흐르는 논조상 이 people이란 게 많은 사람을 의미하는 것 같지가 않아서 그냥 '몇 명쯤'으로 의역했습니다.
PS1 : 이런 전제를 깔고 겁스 매직을 읽어보면, 겁스 세계관의 인챈터들은 너무 불쌍해집니다. 나라에서 손꼽히는 수재들이 겨우 평균 수준의 수입을 올릴려고 마법질을 한다는 얘긴데...
겁스 매직에서 마법화 물품의 가격을 설정하는 방법을 언급하는 장면이 있는데, 여기서 인챈터들의 1달 수입은 스킬 15짜리 견습생이 [보통], 스킬 20짜리 마스터가 [편안]인 것으로 나옵니다. 마법화의 결과 실력은 [마법화] 주문과 아이템에 들어가는 주문 중 낮은 것으로 결정된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 나라에서 손에 꼽히는 인재들의 수입이 겨우 이 정도란 것은, 웬지 우리나라의 이공계를 보는 것 같은?
- 역시 겁스 판타지에서 나온 언급인데, 일반적인 마법사들은 수많은 주문을 익혀야 하기 때문에(원문 표현 most mages need one or two dozen spells) 개별 주문엔 1cp를 넘겨서 투자하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인챈터라면 일반 마법사보다 알아야 하는 주문이 많으면 많았지 적지는 않을 것 같은데 (거기다가 윗 문단에 진한 글씨로 써 놓은 사실 때문에, [마법화]에 CP를 올빵한다고 해도 아이템에 넣을 주문을 같이 올리지 않으면 쓸모가 없어집니다) [매우 어려움] 주문인 [마법화] 주문을 익히려면 기본적으로 마법 재능 2단계가 필요한 것을 감안하면, 인챈터들의 마법 재능을 딱 2로 잡았을 때 이 계산에서는 견습생은 IQ 16, 마스터는 IQ 21인 것으로 생각해야 맞아떨어진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마스터는 정의상 더 많은 수련의 시간을 가졌겠지만 그 수많은 주문들을 5씩이나 올리려면 대체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요;; 마법 재능을 높여 잡아서 보정할 수도 있겠지만, 마법 재능을 3단계 이상 갖고 있는 사람은 역시 만만찮게 희귀하겠지요.
- 아앍 이제 보니까 마법화 계열은 수정구와 스크롤을 제외한 모든 주문이 마법재능 2단계가 선결조건이군요! 어차피 마법화 계열 초입에 딱 버티고 있는 마법화 주문이 마법재능 2단계를 선결로 박고 있는 이상 그 뒤의 주문이 마법재능 선결조건이 낮아도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만;;
그나저나 저 기준으로 하면 특성치 20이 당대 최고, 특성치 22가 (만약에 있다면) 역사적 최고란 말이 되는데, 이렇게 해석해놓고 보면 기능의 레벨에 대한 (무한세계 룰북의) 해석과도 맞아떨어집니다. 이 부분도 흥미롭습니다.
특성치 18도, 저 언급대로 하면 나라에서 손에 꼽히는 수재라는 얘기니까, 역사에 이름을 남기기엔 충분해 보이는군요... 무한세계의 언급이 이런 뜻이었을려나요?
이쯤에서 (기본세트에 있는) 디폴트에 관한 20의 법칙을 다시 떠올려 보자면, 모든 특성치는 20이 넘을 경우 디폴트 목적에서는 20인 것으로 취급하는 것이 '20의 법칙'의 내용이었는데, 설명이 초인적인 캐릭터는 디폴트로 좋은 실력을 낼 수 있지만 초인적인 실력을 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라는 비슷한 내용으로 되어 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바꿔 생각해 보면, 20 미만의 특성치는 초인의 범주에 들지 못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텐데...
15 : 티코 브라헤, 벤자민 프랭클린, 찰스 다윈, 니콜라 테슬라, 알버트 아인슈타인
16 : 리슐리외 추기경
17 : 아리스토텔레스
18 : 레오나르도 다 빈치
GURPS Who's Who가 현실의 인물을 GURPS의 수치 배정 원칙에 맞춰 만들었다는 입장에서 볼 때, GURPS Fantasy의 표현은 명백히 모순이 됩니다. 그리고 GURPS Who's Who에서 취하고 있는 정책이 GURPS 무한세계에서 취하고 있는 정책과 겹치지요.
개인적으로는 겁스 판타지의 해당 내용이 판타지 플레이를 위해 겁스의 능력치를 극화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실과는 기준선이 다르단 소리지요. 요는, 저는 겁스 판타지의 인물 중 19~20의 IQ를 가진 인물을 현실세계관의 겁스에 투영하면 15~16정도의 IQ를 가진 캐릭터 정도에 대응하는 캐릭터가 될 거라고 봅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 동네는 적당히 큰 도시에 한 명 정도씩 아인슈타인급 포텐셜을 가진 사람이 굴러다닌다는 소린데, 솔직히 그런 세계는 조금 많이 무섭네요.
그리고 높은 자질을 갖고 있는 사람이 반드시 큰 업적을 이루는 것은 아니라는 관점에서 생각해 봐도 저 언급은 설득력이 없지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저TL짜리 배경에선 IQ 16짜리 천재가 태어났다고 해도 출생이 천민 출생이면 자신의 지능을 발휘할 기회는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유명한 예외가 이솝일려나요? 이솝 시대에는 노예에게도 교육의 문이 열려 있었고, 심지어 교사 인력의 대부분이 노예였으니까요.). 한 개인이 실제로 사회에 업적을 끼칠 수 있는지 여부는, 개인의 자질 뿐만이 아니라 사회의 분위기, 시대의 난제 등이 골고루 엮여서 결정되는 문제니까요. 개인의 자질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사회와 시대가 그 자질을 받아주지 않으면 역사엔 이름을 남길 수 없는 것이고, 자질이 없는 개인이 우연히 일으킨 일도 사회와 시대에 큰 획을 긋게 되었으면 역사에 전해져 오겠지요. 유명한 조크로, 갈릴레이 에디슨 등의 위인들이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라는 것이 있습니다. 허균도 비슷한 언급을 했군요.
그리고 특성치가 그렇게 높다 한들, 본인이 그 쪽에 신경을 끄고 살면 그만입니다. 유명한 예로 김웅용의 말년이 있지요.
같은 수치를 가지더라도 그 가치가 달라진 능력치라면 ST고, 그 외에 스킬에 1/2 CP를 쓰지 못하게 된 점도 변하긴 했지만 그 외에는 딱히 문제 없이 3판의 캐릭터를 4판으로 옮길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겁스 판타지의 언급을 신봉하는 이유는, 그렇게 되면 기능 수치와 특성치 수치의 의미를 같은 기준으로 해석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기본세트 특무부 요원 템플릿의 비상식적인 능력치와, 20의 법칙의 숨겨진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둘째치고 말이죠.
혹시 who's who에 리처드 파인만의 시트가 존재한다면, 파인만은 IQ를 높이 물리학 기능을 낮게 배정하지 않았는지 확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 짐작이 맞다면 그럴 것 같아서요.
PS1 : 어머 계시네요;;
티코브라헤는 관측 천문학이 21, 찰스 다윈은 생물학이 21, 아리스토텔레스는 철학이 21,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미술이 21 정도지요. 겁스 4판 기본에서 언급한 대로 대충 20정도의 선을 기준으로 명인인지 아닌지가 나뉘고 있습니다. 그런데 4판 기본 룰북에서는 특성치의 경우 15정도를 구분선으로 잡았단 말이지요.
그런데 말씀하시는 것과 같은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면, 현재도 세상 어딘가에 있을 IQ 20의 초인께서는 독학으로 하루 5시간씩 오년 정도만 공부하면 아인슈타인 수준의 물리학 수준과, 티코브라헤 수준의 천문학 수준과, 찰스 다윈 수준의 생물학 수준과, 레오나르도 다 빈치 수준의 미술 수준과, 아리스토텔레스 수준의 철학 수준을 가지고도 시간이 남는다는 소리거든요.
개인적으로 판타지적 등장인물을 표현하는데는 몰라도, 현실을 투영하는데 있어 그 기준선은 적합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학교에서도 몇 명씩은 발견되는 인간상입니다. 머리가 좋아서 공부를 안 해도 웬만한 건 다 맞출 수 있으니까, 그것만 믿고 공부를 안하다가 저 밑에서 노력으로 치고 올라오는 애들한테 밀려 버리고 결국 자기는 30등 범위에서 안주하게 되는 케이스 말입니다.
ST - Weak (8) Normal (10) Strong (14) Very Strong (18)
DX - Clumsy (8) Normal (10) Agile (12) Very Agile (14) Extreme (16)
IQ - Dull (8) Normal (10) Smart (12) Very Smart (14) Genius (16)
HT - Sickly (8) Normal (10) Hardy (14) Very Hardy (18)
현실상에선 매우 어려움 레벨의 기능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면(현실에 존재하는 기능 중 매우 어려움 레벨이 붙어 있는 것은 물리학 생물학 수술이 끝이군요. 그나마 이들 기능의 난이도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전문분야를 택해서 그 쪽만 집중적으로 배우는 것을, 모든 분야를 그냥 통째로 머리 속에 쑤셔박는 것을 전제로 책정된 난이도입니다. 물리학의 모든 분야를 마스터한 물리학자가 있다고 하면 그건 이미 비사실적 캐릭터라고 해도 과함이 없겠지요) IQ 16의 특성치도 이미, 만만한 기능 하나 기초만 가르쳐 놓고 바로 현장에 투입해도 웬만한 숙련공 못지않은 실력을 뽑을 수 있는 수준입니다.
사실 IQ 자체가 무지막지하게 높아 버리면, 사회에 적응을 못하던지, 노력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던지 해서,
→ '거의들 폐인으로 삶을 마치게 될 것이다' 언급은 제가 비약이 너무 심했습니다. 밤중인데다 제가 이 때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면서 쓰다가 혼자 감상에 빠져 버렸네요. (2009.01.20. 21:15)
모든 팀에서 각자 다른 세계에서, 다른 서플을 가지고, 다르게 해석하거나, 무언가를 빼거나, 무언가를 추가해서 플레이하는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된 모든 기준은 사실 겁스 개발자들이 만들어 논 것이고, 개발자들과 우리는 다른 사람이고, 다른 팀에서 플레이 합니다.
겁스를 즐기기 위해서는 '보편적인 기준'을 찾아서 내세울게 아니라
'마음 맞는 사람들' 을 찾아서 모은 다음, 겁스의 기준을 자신들이 즐겁고 이해할수 있는 쪽으로 맞춘 다음
남들의 말이나 시선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즐겁게 플레이 하면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때 현실의 인물에 맞춰 밸런싱된 IQ를 이용한 이유는, 정상적인 캐릭터는 근거를 리얼계에 두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 그게 절대적인 기준선이라는 뜻과는 다릅니다. 판타지물을 할 때는 거기에 맞는 IQ 기준선을 잡아야 합니다. 겁스 무한세계에서 15를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것은, 겁스 무한세계 서플북은 기본적으로 마법이 중심에 있는 서플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한 성일님께서 이전에 말씀하셨던 것 처럼 IQ는 해당 인물의 지능만이 아니라 경험이 함께 포함된 수치이기 때문에, '사회에 적응을 못하거나 노력하지 못하는' 캐릭터는 IQ가 생각보다 높지 못하다고 봐야 합니다. 현실의 IQ와 겁스의 IQ는 전제 자체가 다르다는걸 염두에 두세요.
또한 겁스 판타지에서 말하는 IQ의 언급은, '해당 IQ의 언급이 정상적으로 살아가고 있다'는걸 전제로 깔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자폐증 등의 원인으로 정상적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사람을 서플북에서 언급 해 줄 필요는 없습니다. 제갈량같이 재야에 잠자고 있는 고IQ의 대상을 플레이어들이 찾아 나가는 플레이가 아니라면 말이죠.
마지막으로, 바리반디님께서는 다빈치의 IQ가 18이라는 선 자체를 부정하지 않으시면서도 현실에 보이는 인물(송유근이라거나...)에 IQ 20을 배정하셨는데, 저는 이 부분에 대해 정말 부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지금 바리반디님께서는 'IQ가 높은 사람은 다들 자폐증에 걸려서 세상에 나오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역사상에는 IQ가 높은 인물이 나오지 않는다.' '세상에 드러난 송유근군의 모습을 보면 그는 IQ 20에 해당할 정도로 천재에 해당하는 아이다.' 라는 주장을 동시에 하고 계시는데, 한 세대에 IQ 20짜리 인물이 몇 명이나 세상에 모습을 보일 정도라면 이미 이는 전제로 깔아둔 '자폐증~' 부분이 틀린겁니다. 만약 하나의 기준선을 정 찾고 싶으시다고 해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고민을 해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 P.S. - 위인들이 역사에 남은 이유는 뛰어난 기능 실력이 아니라, '다른 누구도 걷지 못한 길을 먼저 걸었기' 때문입니다. 겁스 후즈후에서는 그 선을 넘었을 경우 그를 20 위의 기능 실력으로 표현하는 것 같기는 합니다만, 이는 겁스 후즈후에서 '선삽을 뜬 사람들'을 20 위의 기능수치로 본다는 가이드라인을 잡았기 때문이지, 이게 곧 모든 플레이에서 '기능 수치 20을 넘으면 선삽을 뜰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당연히 위에서 말씀하신 대로 한 학문을 '머릿속에 쑤셔박는' 것과, 거기서 '한 걸음 앞으로' 가는건 전혀 다른 의미입니다.
수학에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가 몇백년간 안 풀린 이유가 그 사이에 나온 모든 수학자가 기능실력이 낮거나 멍청해서 그랬던게 아닙니다. 앤드류 와일즈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쓸 때 썼던 방법이 페르마 당시의 수학에 비해서 '몇 걸음 앞'에 있었기 때문에, 날고기는 수학자들이 몇백년동안 한 걸음 씩 앞으로 걸어 주고 나서야 '한 걸음' 앞에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가 나타나게 되었고, 그 때 앤드류 와일즈가 자신의 반평생을 보내 '한 걸음'을 더 앞으로 내딛는데 성공한거지요. 겁스 후즈후에서 다빈치가 가장 높은 IQ를 받은 이유는, 다빈치는 '혼자서' 몇 걸음 앞으로 단번에 걸어버린 인물이기 때문이지요. 만약 앞으로 학문의 길을 걸으실 생각이라면, 혼자 몇 걸음 앞으로 걸을 수 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고민 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쪽은 푸른강님이 말씀하신 초년 제갈량처럼 세상에 모습을 일부러 드러내지 않는다 내지는, 재능은 있지만 적절한 교육을 받지 못했거나 발휘할 기회를 만나지 못해 그것을 발휘하지 못했다 쪽이 가깝습니다. 이런 천재들을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방법은 적절한 교육을 보급하거나 이들이 활약할 터 또는 활약할 의지를 만들어 주거나 하는 것일텐데, 송유근과 김웅용은 바로 이 교육 보급의 방법에서 제대로 걸린 케이스로 이해해도 되겠지요. 이 쪽에 대해서는 전 시대가(겁스 식으로 표현하면 TL이) 발전하면서 교육의 기회가 더 균등하게 깔리고 만민 평등의 사상이 보급되고, 사회 간접 자본망이 깔리면서 그런 천재들을 발견할 기회가 많아진 것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특히 조기교육에 남다른 열정을 보이니까, 같은 천재를 바라보는 관점도 미국의 관점과 한국의 관점은 다를 겁니다.
유비가 없었다면 제갈량이 역사에 등장할 기회가 있었을까요. 이솝의 지혜가 역사에 남은 것은 이솝의 주인이 충분히 자상했던 것이 이솝 자신의 재능보다 역할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정상적으로 자기가 하고 싶은 연구 하면서, 대학에서 후학들도 키우면서, 세계적인 논문도 두자릿수는 가볍게 넘길 정도로 써내면서,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데 그게 어째서 평민이나 폐인이 되는겁니까? 뭔가 어렸을 때 반짝 했던 것 같은 반짝거림을 보여주지 못하면 그게 평민이나 폐인처럼 보이나요? 다른 사람의 인생을 깔보는 것도 적당히 하세요.
세상에 잣대는 하나만 있는게 아닙니다. 더군다나 김웅용씨는 재야에 묻혀있는것도 아니고, 충분히 정력적으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자기 삶에 충분히 만족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대체 그걸 무슨 자격으로 바리반디님이 평민이라고 부르시겠다는겁니까?
의견이야 얼마든지 낼 수 있고, 그런건 얼마든지 기쁘게 받아드립니다. 저도 잘 모르는게 충분히 있을 수 있고, 저 또한 대화하면서 생각을 바꾸는 것도 당연히 있습니다.
하지만 타인이 어떤 생각으로 살아갈지, 타인의 위치가 어떤지 하는 것들을 자기 잣대만으로 단정적으로 결정하는건 적당히 하세요. 자신의 선에 타인을 맞추려는 일도 적당히 하시고, 자신이 타인이 가진 수많은 지적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는 망상도 그만두세요. 바리반디님이 신입니까? 바리반디님 주변의 일 만으로 세상의 모든 일을 추측할 수 있나요? 세상을 살면 지켜야 할게 있는 법입니다. 바리반디님도 이제 지켜야 할 건 지킬 수 있어야 할 나이 아닌가요?
- 일단 천재 자신이 (사회가 바라는 수준에 비해서)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 기본 재능이 그렇게 뛰어나고 보면 자신이 노력하는 양은 상대적으로 적어지겠지요. 정의상 이런 사람의 예를 역사에서 찾기는 좀 힘들 것 같습니다만, 위에서 언급한 '전교권 2인자'의 예로 유추해서 설명할 수는 있을 듯 합니다.
- 그리고 모든 천재들이 세상에 영향을 미치고 싶어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세상에 나가서 뭘 하는 건 일단 귀찮으니까요. 천재들 중에서도 평범한 소시민을 지향하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을 겁니다. 대표적인 예로 김웅용이 있던가요?
- 그리고 개인의 재능이 뛰어나다는 것이 반드시 사회가 그 재능을 사용해 준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다음의 사실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 사회가 천재를 제대로 길러내기 위한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 이는 허균이 지적했듯 불합리한 신분제 때문일 수도 있고, 중세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처럼 정규 교육의 인프라가 제대로 깔리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으며, 현대 한국이 그렇듯 복잡한 제도의 그물에 수많은 천재들을 가두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 사회가 그 천재의 재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 뉴턴이 이 시대에 다시 태어난다고 하면 그 때도 물리 천재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뉴턴의 재능은 절대 시공간을 인정하는 고전물리학에 대한 재능인데, 현대 물리학은 절대 시공간의 존재를 근본부터 부정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까요.
- 그리고 위의 2가지가 모두 충족되었다고 하더라도, 푸른강님도 이미 말씀하셨듯 '준비된 천재'가 사회를 실제로 변혁시킬 수 있는지의 여부는 아주 많은 다른 변수들에 의해서 결정되지요.
그렇다면 1-1이 높은 지능을 가졌더라도 높은 IQ 능력치를 가졌다는 이야기는 자연히 부정되며, 2-1 역시 그들은 높은 IQ를 가질 수 없기 때문에 부정됩니다. 그럼 의미있는 주장은 반절도 남지 않습니다. 제가 드린 말씀은 읽어보시고 주장을 계속하고 계시는건가요?
그 연장선으로 접근하면, 겁스 판타지에서 말하는 'IQ 20'은 자연히 '당 시대에 전 세계에서 손꼽힐만한 높은 지능을 가지고 태어나서 그를 살릴만한 교육을 받은 사람'을 말하는겁니다. 그런 사람이 한 세계, 한 시대에 몇 명은 존재한다는 소리구요. 겁스 판타지의 기준선에는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 그런데 몇 번을 반복해서 이야기 하지만, 이건 겁스 후즈후하고 같은 잣대가 아니에요. 겁스 후즈후와 겁스 판타지의 잣대가 동일하다고 가정하면, '당 시대에 전 세계에서 손꼽힐만한 높은 지능을 가지고 태어나서 그를 살릴만한 교육을 받은 사람' 이 한 시대에 한두명은 계속 나와주는데 그런 사람이 역사에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이게 객관적으로 말이 된다고 보시나요?
캠페인에서 어떤 플레이를 목표로 하느냐에 따라 잣대는 다를 수 밖에 없어요. 겁스가 아무리 General한 룰북을 지향한다고 해도, 이걸 피할 순 없습니다. 여기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건 여러 문명이 충돌하는 플레이를 할 때 뿐이에요. 그럴 때는 팀 내에서 적절한 잣대를 만들어서 거기 맞추면 되겠지요.
왜 바리반디님께서 잣대가 서로 다를 수 있다는걸 인정 못하시는지 전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