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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TRPG같은 경우 플레이 도중,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파토나는 플레이가 상당히 많습니다.
플레이가 깨지는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제가 목격한 부분 중 대표적인 내용을 정리하면...
1) 그 소재에 대해 흥미가 식은 플레이어가 많아졌을 경우
2) 키 플레이어(이 플레이어가 빠지면 플레이가 힘들어지는 플레이어)가 플레이 시간에 무언가 별도의 스케줄이 생기는 경우.
거의 대부분의 경우 이 둘중 한 가지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에 대해, 즉플은 효율적인 대안을 제시해 줄 수 있습니다. 특히 팀 안에 여러 플레이가 개별적으로 돌아갈 정도로 인원이 많은 팀(OR팀에는 종종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의 경우, 즉플은 상당히 효율적인 대안입니다. 한 순간 한 순간에 여러명의 플레이어가 존재하는데, 한 캠페인에 참여하는 플레이어들이 모두 모일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한 팀이 상당히 많기 때문입니다.
또한 즉플은 그 자체로 캠페인이 파토날 수 있는 대부분의 원인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플레이 중 플레이어간의 갈등으로 캠페인이 파토나는건, 사실 즉플이 되어도 막기 힘들겠지만요.) 즉플이 일어나는 순간은 해당 소재에 대한 플레이어들의 흥미가 정점에 달한 때이며, 한 세션으로 끝나기 때문에 키 플레이어가 있다고 하여 그것이 문제되지도 않습니다.
물론 즉플이 모든 경우에 있어서 완벽한 대안이 되지는 않습니다. 즉플이 가진 장점이 없는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일반적인 플레이만 못하거든요. 하지만 플레이가 고프지만 일정한 시간을 잡기 힘든 플레이어가 많은 팀의 경우, 즉플은 훌륭한 대안이 됩니다.
단지 D&D같은 TRPG의 경우 즉플이 굉장히 쉽(다고 들었)습니다만, 겁스 즉플의 경우 여러가지 생각을 해 봐야 할 점들이 있습니다. 우선 제가 생각하기에 가급적 고민해봐야 할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훌륭한 RP를 한 플레이어에 대한 보상은?
사실 이 부분은 반드시 고려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좋은 RP를 할 경우의 보너스와 나쁜 RP를 할 경의 패널티 정도를 부여할 수 있는 재량은 마스터에게 있는 것이 낫습니다.
2. 시트를 빠른 시간에 만들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겁스는 시트를 만드는데 꽤나 긴 시간이 걸리는 TRPG 룰입니다. 시트를 만드는 기간이 긴데 반해서 플레이 시간이 길지 못하다면 아무래도 플레이어들의 의욕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힘들 수 있습니다.
3. 즉플에 있어서 좋은 결말은?
일반적인 캠페인들이 플레이어들이 자신의 플레이로 인한 결말을 볼 수 있는데 반해, 즉플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도 마스터는 준비를 해 줘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제 짧은 즉플 경험으로는, 대충 아래와 같은 답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다른 마스터들은 저와 같은 질문에 다른 답을 내릴 수도 있고, 저와 다른 질문을 던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하나의 가이드라인은 되지 않을까 합니다.
1. 훌륭한 RP를 한 플레이어에 대한 보상은?
즉플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팀이 있을 경우, 일정한 가이드라인을 정한 후 플레이에서 발생하는 '보너스 CP'를 여러 즉플 사이에서 공유할 수 있습니다. 물론 패널티 또한 공유되는거지요.
저희 팀 같은 경우는 300CP를 '기본 CP'로 두고, 한 번 플레이에 2~3CP정도의 보상을 준 후에, 플레이 목적에 맞게 배수를 곱하여 그 캠페인에 어울리는 CP로 맞추는 방향으로 룰링하고 있습니다. 200CP대 캠페인을 원하고, 지금까지 받은 보상CP가 10CP였으면 310*⅔을 하여 206CP짜리 캐릭을 만들도록 합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접근할 경우, 즉플에서도 플레이어들은 '좋은 RP'를 하기 위해 보다 노력하게 됩니다.
또한 이 경우, 서로 다른 마스터가 다른 플레이를 돌리더라도 이 '보상 CP'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번에 올릴 글에서 자세히 설명토록 하겠습니다.
2. 시트를 빠른 시간 내에 만들게 하기 위한 방법은?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템플릿을 만들어 제공하는 겁니다만, 이 경우 플레이어들간의 개성이 사라지기 쉬우며 마스터의 부담이 상당히 커집니다. 그래서 저는 아래와 같은 방법을 사용합니다.
일단 캠페인에 의미 있는 장점·단점을 정리하고, 여러가지 플레이에 있어서 중요한 기능들을 종합기능으로 묶어서 함께 보여줍니다. (특히 종합기능의 경우, 캠페인의 분위기를 살리는 캐릭터를 쉽게 만들 수 있게 하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그 외에 캠페인의 목적을 명백하게 해서, 캐릭터를 만드는 방향을 어느정도 정해줄 필요도 있습니다. 이 캠페인은 전투가 중심이므로, 전투 기능을 가져올 것을 권장한다. 하는 식이지요.
플레이어들의 종족은 가급적 마스터가 제공하는 것으로 제한하는 것이 좋으며, 고유공격 등 장점 하나하나가 복잡한 장점의 경우 초보 플레이어와 고수 플레이어의 시트 격차를 지나치게 크게 벌릴 수 있으므로 가급적 금지합니다.
그리고 플레이에 필요한 장비 목록을 반드시 제공합니다. 제가 첫 마스터링에서 한 실수가 이 부분인데, 초보 즉플 마스터가 가장 실수하기 쉬운 부분이 이 부분이라고 봅니다. 아무래도 시트에 장비가 포함된다는 사실을 잊기 쉽거든요. 즉플을 하면서 이 부분의 제공이 없을 경우, 오히려 시트 제작에 비해 장비를 찾는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플레이어가 목록에 없는 장비를 찾아오는 것 까지 막을 필요는 없겠습니다만, 캠페인 분위기에 어울리며 가급적 있는 것을 추천하는 장비는 마스터가 목록을 만들어서 제공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과감히 여러 룰들을 무시할 필요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언어룰이나 문화룰 같은 경우, 대부분의 즉플에 있어서는 의미가 없습니다. (언어룰의 경우 PC의 언어를 통일하고 NPC들의 언어를 다른 언어로 만드는 것으로 어느정도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 때도 있고, 문화룰 또한 '이질감'을 드러내는 용도로 쓰이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이런 부분이 중심이 아닌 플레이에서는 과감히 쳐내는 것이 좋습니다.)
3. 즉플에 있어서 좋은 결말은?
즉플의 경우 플레이 중에 플레이어들이 큰 실수를 하지 않으면 배드엔딩으로 가는 것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유용한 결말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일행중 가장 잘 생겼던 플레이어가 구출한 공주와 함께 잘 먹고 잘 살게 되었다.” 같은 해피엔딩식 결말과, “일행은 세상을 악의 손에서 완전히 해방하기 위해 북쪽으로 향했습니다. 그 뒤에 그들이 역사에 어떤 발자취를 남기게 될지는 저희는 영원히 알 수 없겠지요...” 같은 열린 결말입니다.
해피엔딩식 결말이 가지는 장점은 플레이 중에 크게 의미가 없었던 장점에 대한 '간접적 보상'을 해 줄수도 있으며, 먼 미래에 대한 결말일지라도 어느정도 타당할 경우 플레이어들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열린 결말의 경우, 거꾸로 플레이어들이 결말을 모름으로 인해서 여운을 느끼게 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장기 캠페인에서 '다음 시나리오로' 넘어가며 해결할 부분을, 고의적으로 끊어버리는 거지요.
그 외에 즉플이 가진 장점이라면 초보 유저를 빠른 시간 안에 룰에 숙달된 유저로 키울 수 있다는 점 등이 있습니다. 겁스를 플레이 하는 중 플레이어가 룰에 대해 제일 큰 고민을 하게 되는건 아무래도 캐릭터를 만드는 순간이거든요. :)
